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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탄생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많다. 암호화폐 투자 시 꼭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알아야 옥석을 가릴 수 있다. 바로 백서, 토큰이코노미, 생태계 이 세 가지만이라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암호화폐 백서(White paper)
영국 의회에서 보고서를 제출할 때 보고서의 표지를 하얀색으로 하였다 하여 백서라 칭하며, 정부에서 특정 주제나 조사 내용을 정리해 보고하는 책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프로젝트에서 백서는 사업의 목적, 철학적 가치, 적용할 기술, 기술을 행할 인력, 토큰 이코노미 등을 기술하여 신규 암호화폐를 알리거나 투자 유치를 위해 사용된다. 현재까지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특성상 일반 기업의 주식 공개(IPO)에 비해 상당히 쉽게 코인 공개(ICO)를 통해 초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IPO는 최소 몇 년간의 실적이라던가 제정 안정성 및 기술의 완성 등이 필요하지만, ICO는 백서만으로 사업 설명을 하고 상장 전 코인을 팔거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기에 비교적 쉽다. 그럴듯한 백서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첫째, 명확한 사업 목적. 둘째, 실행 가능한 기술 혹은 인력의 유무. 셋째 토큰 혹은 코인의 발행 설계. 넷째 생태계의 성공 가능성. 물론 이것만으로 정말 성공할 프로젝트를 구별하기엔 한참 모자라다. 적어도 무턱대고 누군가의 말만 듣고 투자하지 말고, 스스로 분별력을 길러야만 한다. 백서를 아주 잘 쓴 프로젝트들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하물며, 백서조차 존재하지 않는 곳에 투자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토큰이코노미
풀이하자면, 토큰 또는 코인을 이용한 경제의 설계를 말한다. 여기에는 토큰의 총 발행량, 반감기, 전체 토큰의 발행 기간, 토큰의 채굴 방식 그리고 인센티브 등이 속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경우, 총발행량은 21,000,000개이고 4년마다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디플레이션 코인이며 채굴 방식은 컴퓨터의 메모리를 이용한 작업증명(POW)이다. 인센티브는 해당 블록을 만든 이에게 블록 안에서의 첫 거래에 대한 가스비를 지급한다. 토큰이코노미는 해당 프로젝트가 로드맵에 맞게 진행되었을 때 토큰의 가치 어떻게 상승해 갈지 미리 그려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대부분의 토큰 발행은 초기엔 인위적인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시간이 지나면서 반감기를 가진다. 만약 당신이 신규 프로젝트를 접했을 때, 그 프로젝트의 진행도를 확인하기 위해선 해당 프로젝트가 초기 인플레이션 시기여서 비교적 쉽게 많은 토큰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인지 아니면 이미 반감기가 많이 진행되어 많은 토큰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인지 잘 분별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초창기 구형 노트북으로도 수만 개씩 채굴이 가능하였으나, 지금은 하이엔드급의 그래픽 카드가 없인 채굴이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토큰이코노미에서 또 중요한 것은 토큰의 소각 방법과 시기이다. 소각은 토큰의 반감기와 마찬가지로 토큰의 가치를 지키거나 상승시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무엇이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것은 가치가 낮고, 공급이 적은 것은 가치가 높다. 토큰과 코인의 가치 역시 수요와 공급의 공식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생태계
토큰이코노미가 화폐로 사용할 토큰과 코인의 발행 및 분배에 대한 설계라면, 생태계는 그 암호화폐가 사용될 장소다. 어떤 암호화폐도 사용처가 없으면 가치 또한 없다. 당연히 사용처가 많은 암호화폐는 가치가 상승하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서를 볼 때, 사업의 목적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정말 멋진 방식의 채굴방식을 가진 프로젝트가 탄생했다고 해도 그들의 사업 목적이 아프리카 오지 탐험 여행 상품 이라던지, 오래 숨 참기 등의 말도 안 되는 것들이라면 그들이 발행하는 코인 역시 가치가 오를리 만무하다. 작년,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가 한류 콘텐츠를 탑재한 콘텐츠 플랫폼을 언급하여 화재가 되었던 것처럼 미래 가치가 분명한 것이어야 하며,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 또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태계는 커질 것이고, 해당 암호화폐의 가치 또한 우상향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위와 같은 준비를 하고서도 사라진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한국에만 수백 개가 넘을 것이다. 필자의 이 글은 무턱대고 아무 곳에나 투자하여 소중한 자본을 잃지 말라는 노파심에서 비롯되었다. 작년 우크라니아 전쟁 발발 이후, 칠순이 넘은 동내 어르신이 마을에서 비교적 젊은 필자를 찾아왔다. 암호화폐 투자를 물으시며 ' 미래엔 코인을 모르면 밥 먹고 살 수 없겠더라'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그려면서 몇몇 암호화폐들을 지인이 추천해 줬다면서 잘은 모르시지만 투자할 마음을 먹고 계셨다. 그때 필자가 한 말은 딱 한마디 ' 잘 모르시겠으면 하지 마세요.'였다. 그럼에도 그분은 도지코인에 투자하셨고 두 달 만에 자산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알아도 실패하여 소중한 자산을 탕진할 수 있다. 절대로 잘 모르는 곳에 투자하지 않길 바란다.